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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도서관

[도곡동 도서관] 한국의 능력주의 - 한국인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못 참는 것에 대하여

by 은퇴한 노구 2024. 4. 27.

 

목차 

 

그건 참아도 이건 못 참지

 

1부 형성

1장 과거제도, 한국 능력주의의 기원

2장 자연화한 능력주의: 사회진화론

3장 입신출세주의와 교양물신주의

 

2부 현대 한국

4장 학력주의와 능력주의의 묘한 관계

5장 엘리트는 어떻게 '괴물'이 됐나 

6장 한국 능력주의의 특징

 

3부 가치관과 민주주의

7장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물으신다면 

 

4부 능력주의 비판

8장 불평등 그리고 이데올로기

9장 '이상적 능력주의' 비판

 

5부 대안

10장 길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

 

에필로그 최후의 능력자 

 

아래는 책의 전문 중에서 고민하고 싶은 부분들을 발췌한 것입니다. 

 


 

이 책은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한국 사회와 한국인에 대한 보고서다.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그 심성의 기저에 도사린 것이 바로 능력주의다. 능력주의는 본래 능력에 따른 지배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능력과 노력에 따른 응분의 보상체계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능력이 우월할수록 더 많은 몫을 가지고 능력이 열등할수록 더 적은 몫을 가지는 것은 당연시되곤 한다. 가령 능력이 열등한 이가 능력이 우월한 이와 같은 몫을 가진다면, 그것은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비효울이자 부정의한 사태로 강하게 비난받는다. 개인의 능력 차이는 명백하다. 따라서 불평등은 자연스럼다. 이런 논리가 당연하게 들리는가? 

 

능력주의는 왜 나쁜가?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당연시함으로써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민주주의도 악화한다. 

능력주의의 핵심 기능은 불평등이라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온전히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 결과 불평등으로 가야할 문제의식은 모두 불공정 논란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개인의 능력이라는 게 생각보다 명백하지 않으며 그 차이에 대한 현재의 보상체계로 대부분 정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상속이나 세습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며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틀렸다. 둘 다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 

 

아무리 경제성장해도 신뢰/관용 제자리

세속 합리적 가치 (secular values) : 종교나 가족보다 과학과 기술에 권위를 부여하고 표준화된 삶을 선호하게 만듦

전통적 가치 (traditional vlaues) : 종교, 가족, 전통적 권위를 존중하고 이혼이나 낙태에 반대하는 경항 

생존적 가치 (survival values) : 경제성장, 안전을 중시하고 신뢰 및 관용 수준이 낮은 반면

자기표현 가치 (self expression values) : 생태환경, 성평등을 중시하고 외국인, 동성애자 등 소수자와 약자에 관용적

 

보통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는 강한 세속합리적 가치와 강한 자기표현 가치를 보여준다. 북유럽과 서유럽 몇몇 나라들이 대표적이다. 소위 개발도상국들은 세속 합리적 가치에 반대되는 전통적 가치가 강하고 자기표현 가치에 대립하는 생존적 가치가 강했다. 그런데 한국은 특이하게도 GDP가 서구 선진국 수준임에도 세속 합리적 가치는 강하되 자기표현 가치는 매우 낮다. 달리 말하면 경제성장, 사회질서 유지, 안보에 집착하면서도 사회적 신뢰와 소수자와 이방인에 대한관용이 지나치게 적은 사회다.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왜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생산'한다고 하지 않고 '재생산'한다고 할까? 능력주의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다. 

근대에 이르러서도 불평등의 근본적 원인은 농경사회와 다르지 않았다. 희소한 자원을 소수가 더 많이 차지한다는 사실, 그것이 바로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다. 

경쟁의 보상이 과도하게 클수록, 구성원이 선호하는 가치관이 능력주의에 치우친 사회일수록 이 풍선효과는 강해진다. 이는 제도적으로는 자격요건의 강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득권층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보다 하층계급으로 하여금 아예 출발선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능력주의자가 강해질수록 자원이 많은 집단은 유리해진다. 불평등은 그만큼 더 커지고 더 공정한 것으로 치장될 것이다. 

특권을 그대로 둔 채 특권을 둘러싼 부패와 불공정에 분노하는 것은, 음식을 한곳에 쌓아두고 벌레가 꼬인다고 역정 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랜만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내용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쉬지않고 하루만에 쭉 읽었으니까요.

100%가 동의되는 건 아니었지만, 나도 한국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참 특이하다... 왜일까? 라고 궁금했던 내용들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그 다음 고민이고 질문이겠지요. 

다만, 정말 + 설마 한국 사람들은 그러한가?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통계적으로도 그렇다라는 것으로 보고 나니, 머리속에 있던 혼란스러움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아주 조금은 힌트를 얻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공정/ 불공정/ 평등/ 불평등"

 

이렇게 어려운 것이 있을까요. 

 

공통선이라는 것은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준이라는 것이 없어질테니까요. 

그 부분을 나도 잃지 않고 나의 자녀에게도 제대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