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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도서관

[도곡동 도서관] 버리니 참 좋다 - 오후미

by 은퇴한 노구 2024. 3. 26.

버리니 참 좋다. 

 

오늘은 좀 가벼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저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풀소유를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요즘에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가던 참이었습니다. 일단은 먼저 회사를 그만둔 것이 큽니다. 회사에 다니지 않으니 집에 있는 시간이 자연히 많아지고, 집에 있는 물건들이 더욱이 더 눈에 자세히 들어옵니다. 참 쓸모없는 물건들이 꽉꽉 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짧은 글들과 귀여운 손 그림으로 이루어진 책이니, 그냥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가볍게 읽기에 좋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그림일기 제작 풍경
미니멀리스트 부부의 집 소개

Part 1.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며
Part 2. 미니멀한 패션
Part 3. 미용도 미니멀하게 
Part4. 미니멀한 라이프 스타일

부부가 함께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방법
일기를 마치며


가장 신기했던 건, 침대를 없애고  이불을 둔다는 것. 

초등학생? 유치원? 언제인지 기억이 제대로  나기 전부터 침대 생활을 했습니다. 침대라는 것이,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과연 편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대가 없는 방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침대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졌는데요, 만약, 침대가 없다면 방이 참 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대가 없는 방에서는 뭘 하게 되는 걸까요? 방에 가만히 앉아있게 되는 걸까요? 좌식생활이라는 게 정말 상상이 안가지만 우리나라는 원래는 좌식생활을 했었던 거죠.  만약 갑자기 방에 침대가 없어진다면, TV도 바닥쯤으로 내려와야 할 것만 같고, 바닥에 앉아 막 이사 와서 신문지를 깔아놓고 짜장면을 먹듯이 TV를 보는 상상만 막연하게 하게 됩니다. ;;; 그렇게 좋은 상상은 아니에요. 또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좌식 인테리어를 멋들어지게 해놓는다면 그런 부분에 굉장히 혹 할지도요. 아직 침대가 없는 삶은 신기하게는 느껴지지만 시도해 보고 싶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 텅 빈 바닥에는 서 있게 될까요? 누워있게 될까요?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식기건조대 처분입니다. 

 

식기건조대가 없어도 문제없다. 

식기 건조대가 있어서 주방이 불편했다. 건조대 자체는 사용하기 편했지만 이사하고 나니 주방이 좁아졌다. 건조대가 있으면 작은 도마를 겨우 올릴 수 있는 공간만 남아 요리하기 어려웠다. 그릇을 올려놓고 양념을 만들 공간은 물론 씻은 채소와 해동한 고기를 놓을 공간도 없었다. 그래서 조리 중에 급한 대로 볼을 건조대 위에 놓기도 했다. 또한, 건조대에 미끈미끈한 물때가 끼고 곰팡이가 생겨서 비위생적이다. 그렇다고 매일 씻자니 번거로웠다. 식기건조대 때문에 쓸데없는 노력과 시간이 드는 것 같아 건조대를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씻은 식기는 싱크대 위의 금속 선반에 뒤집어 놓고 마르면 정해진 장소에 넣으니 주방이 정말로 산뜻해졌다. 아무것도 없어 기분이 좋다! 조리 중에 볼을 놓을 곳도 생겨, 스트레스 없이 요리도 할 수 있다. 

식기 건조대가 없는 건, 나름대로 주방을 깨끗이 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가볍게 후루룩 읽으며 머리를 비워내기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