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 채식주의자
- 몽고반점
- 나무불꽃
이 책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아무래도 상을 받았다고 해서였고, 작가의 이름이 특이해서였습니다.
'한강'
사실 처음에는 좀 대충 읽었습니다. 대충 읽었어도 충분히 자극적인 책이었습니다.
정말로, 처음 읽었을 때는, 3개의 스토리가 각기 다른 단편들을 하나의 책에 모아둔 거로 생각했습니다. 하나하나의 챕터가 주인공을 남편의 시선으로, 형부의 시선으로, 언니의 시선으로 본 하나의 연결된 스토리라고 생각을 못하고 읽었습니다. 바보 멍청이 이렇게나 대충 읽다니요!
그래서 막연히, 채식주의자들의 불편한 삶을 극대화해서 보여준 건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것에 자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채식하지만 고기를 굳이 피하지 않는 우두리가 있는 사람" 사실 타인들에게는 이게 제일 편할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난 정말 고기를 하나도 안 먹어, 우유도 마시지 않고 달걀도 안 먹고 육수가 들어간 것도 안 먹어" 그러면 사실은 난감합니다. 제가 한번 해봤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음식이 정말 많지 않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육수부터 내고 보지 않던가요!! 엄격하게 채식주의를 실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어느 정도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참 우습지 않은가요?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겠다는데, 주변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니.... 이상하지만 사실입니다. 채식주의자들과 밥을 먹을 때는 덩달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게 많아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채식주의자들이 도시락과 음료를 따로 싸서 다닌다면 모를까....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책이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개인의 선호도가 존중받지 못하는 게 극단적인 폭력을 가하는 거랑 같다는 것 보여주는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했고,
두 번째 챕터는 변태 비디오 아티스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세 번째 챕터는 우울한 아줌마의 우울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완전
너무 얄팍한 독서였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책은 한참 전에 읽었던 책과 완전히 다른 책이었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그래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쓴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내용은 과히 충격적입니다.
자꾸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러면 안 돼?
왜 그러면 안 되는데..?
자꾸 왜 그러면 안 되는데? 를 물어보면 처음에는 이유가 있다가,
근데 왜 그게 잘못인데?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게 왜 이상한데..? 라고 계속해서 파고들면
음..?
그러게?
왜지?
말문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왜 죽으면 안 되는데?
왜 안 먹으면 안 되는데?
왜?
아...
다시 생각해도 너무 어려운 책입니다.
폭력과 트라우마와 잔인함과 고통과 정신질환과 피가 철철 흘러넘치면서도 도대체 왜인지를 알 수 없는,
모두가
왜? 라고 묻는데,
왜 그러면 안 되는데? 라고 대답하는
너무너무 어려운 책
그렇지만 단숨에 읽은 책
한 3년쯤 뒤에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르게 해석될 것이 분명한 책
이번, 독서감상문은 낙제인 것 같네요.
폭력과 아름다움의 처절한 공존
여전히 새롭게 읽히는 한강 소설의 힘
2007년 창비에서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2010년부터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돼왔으며 2015년 문학의 명문 출판사인 포르토벨로가 영어판을 낸 뒤 영국 포일스(Foyles)서점에서 소설분야 보여준 건가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2016년 미국 최대 출판그룹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그룹의 문학전문 임프린트 호가드(Hogarth)에서 미국판이 출간된 이후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시카고트리뷴』 『라이브러리저널』 등을 비롯해 다수의 유력 매체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출판전문지 『퍼블리셔스위클리』는 ‘2016년 봄, 가장 기대되는 주목할 소설’ 중 첫째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하는 등 빠르게 화제의 중심에 올라선 바 있다. 그리고 드디어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품으로 자리했다.
『채식주의자』의 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나’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 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2부 「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예술가 ‘나’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나’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나’는 결국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한 뒤 비디오작품을 촬영하고 다음 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3부 「나무 불꽃」은 가족들 모두 등 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각인된 폭력의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채로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다른 생명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는 무해한 존재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 본질에 대해 쉼 없이 질문하며 ‘고통’에 대해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개정판을 출간하며 “고백하자면 이 책에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 하지만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어느 때보다 머리가 맑은 지금, 나에게는 이 소설을 껴안을 힘이 있다. 여전히 생생한 고통과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을”(새로 쓴 작가의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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